발바닥이나 핥고 살으라는 말을 들었다

공지사항 24.05.14
나는 환승역 개찰구 안의 베이커리 카페에서
테이크아웃으로 빵과 음료를 파는 알바생이다.

오늘 저녁 8시쯤
한잔 걸치신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빵을 하나 사가면서 비싸보였는지 승질을 내셨다.

2400원입니다 라고 하자 뭐?!!! 라고 하시며
엄청 째려보시기에 나도 점점 기분이 상해갔다.

다시 가격 안내를 해드리니
어디서 눈을 그렇게 떠서 쳐다보냐고 소리를 질렀고
같이 화를 내고 할 수는 없으니
그냥 쳐다본거라고 했지만
그 눈빛이 아니라며 어디서 그렇게 쳐다보냐며 계속 시비를 걸었다

물론 나도 눈빛이 좀 나가긴 했지만..

다시 한번 더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계속 어디서 눈을 그렇게 쳐다보냐며
계속 뭐라하시며 현금을 꺼내시기에
빨리 끝내려고 현금영수증 안내를 해드리고
거스름돈을 챙겨서 드리는데
포장을 해서 줘야할거 아니냐며 갑자기 빵을 집어던졌다

벙찌고 어이도 없고 당황한 상태에서 그냥 쳐다보니
그냥 그대로 뒤를 돌아 전철을 타러 계단을 내려가셨다

어이가 없고 화가난 상태에서
이미 계산은 끝난 상황에 본인이 빵을 안가지고 갔으니
나도 바닥에 떨어진 빵을 줏어서 계산대에 올려두고
내 할일 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다시 와서
빵을 포장해서 본인에게 말해줘야하는거 아니냐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봉지에 빵을 담아
계단을 내려간 본인을 쫓아가서 빵을 주길 기다렸던 것 같았다

나도 평소 카드나 빵을 놓고간 사람들이 있으면
부르거나 쫓아가서 챙겨드리곤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은 나에게 소리지르기 시작했고
나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해서 같이 소리 질렀다

(여기서부터는 나도 제정신아니였고
시간흐름이나 주고받은 말들 순서가 아닐 수 있다)

먼저 반말하고 소리지르고 빵을 던지지 않으셨냐
나도 사람이다 왜 나에게 그렇게 하시느냐
계산대 영상 안보이시느냐
(점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다 라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음)
이거 안보이시냐 먼저 그렇게 반말하고 하대하시는데
제가 기분 안상하겠냐고 왜 그렇게 하시느냐고

난 계속 위의 말로 소리 질렀고

본인은 그런적 없다며 그 영상을 내가 왜 보냐며
니가 제대로 했어야 본인도 예의를 어쩌고 하며
소리를 계속 지르셨다

처음부터 이 상황을 계속 보고있던 한 아저씨께서 오셔서
아저씨 그냥 가시라고 내가 처음부터 봤다 라며 말리시는데
껴들지 말고 상관하지 말라며
나에게 계속 너 몇살이냐 를 반복해서 물었다

말리시는 아저씨도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다 그걸 왜 물어보냐
이 사람도 성인이다 라며 말려주시는데
계속 집요하게 너 몇살이냐 하며 소리를 지르며
계산대 안쪽으로 몸을 넣어 삿대질을 계속 하셨다

저녁 8시에 환승하거나 개찰구 찾아가는 사람들이
이미 많이 몰려있었고 다 나를 쳐다보는 상황이고...
머리속이 그렇게 빨리 돌아가지도 않고..

그 상황에서 나 몇살이다 라고 말하긴 싫고
뭘 어떻게 답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뭐 너도 성인이니까 내가 화를 내는 거다(?)
뭐 이런 앞뒤 안맞는 말로 소리지르다가
옆 아저씨가 계속 말려주시며 그냥 가시라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나에게 그랬다

본인 발을 들어올리며

넌 앞으로 발바닥이나 핥고 살아라

술에 좀 취한 상황이기에 말을 한번에 다 못 말하니
한 3번은 반복해서 말했던 것 같다

넌 앞으로 발바닥이나 핥고 살아라



그렇게 그 사람이 가고 주변 사람들도 다 가고
말려주신 아저씨한테 감사하다고 말도 못한 상황인데
이미 그 말에 내 모든 신경이 다 멈춘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하찮은 사람인가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내 인생이 그렇게 무시받고 할만큼
나라는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는 그정도인가

오분 십분 시간이 흘렀나 싶게..

그 사이 오시는 손님들 계산해드리고
배송온 공급빵들 정리하는데
손발이 떨리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난 이제 마감 준비를 해야하고
오는 손님들 계산하고 해야하는데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점장님께 연락드렸고
내용을 들은 점장님이 바로 옆 가게 사장님께 전화하셨고
(당시 옆 가게는 주문이 밀린 상황이라
손님들에게 옆 가게 난리났다는 얘기를 들었고
소리지르는건 다 들었지만 음식을 만들고 계시기에
대신 신고를 못해주셨다며 미안해하셨다)

점장님은 발바닥 말을 듣고 바로 경찰에 신고해주셨다
경찰이 곧 올거고 본인도 지금 가고 있다고..

뭐라도 신고해서 벌을 줘야할거같다고...

경찰분들이 오셨지만 이미 그 일이 있은지 30분이 지났고
나도 설명을 하지만 이미 울고 있느라
목소리도 떨려서 말도 잘 안나오고
좀 횡설수설하며 설명해드리니

영업방해나 모욕죄 무고죄? 이런걸로 하기엔 애매하다

사실 죄명?쪽은 잘 모르니 뭐라도 신고하자고 한 거였지만
애매하다라는 말씀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앞으로 이런 일 생기면 바로 신고를 해달라 하시며
우는 나를 달래주사고 가셨다

그 후에 점장님 오시고 옆가게 사장님 오셔서 얘기하다가
오늘은 일찍 퇴근을 했다



넌 앞으로 발바닥이나 핥고 살아라

그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는지..
난 어떤 삶을 살기에 이런 말을 들었나 싶고..

집에 와 엄마한테 말하면 속상해하실거고
이 나이에 다 가정을 이룬 친구들에게
이 시간에 전화해서 말하기도 그렇고..


톡을 하던 친구에게 말하니 대신 욕해줬는데
그래도 위로를 받으니 아주 조금 나아졌다..


넌 앞으로 발바닥이나 핥고 살아라..


계속 생각나고 머릿속에 맴돈다..

40 평생 살면서 처음 들어본,
정말 가장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말...


잘 잘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 생각없이 푹 자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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