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불만

공지사항 24.02.22
결혼 10년차에 초등학생 아이 둘 있습니다. 남편과 싸울 때 매번 비슷한 이유로 싸우는데 시간은 좀 걸려도 다시 화해하곤 했어요. 하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어요. 제 마음도 어느정도 확고(별거 또는 이혼)해진 부분이 생겼구요.
오늘 남편이 카톡으로 20가지의 불만을 번호를 매겨서 보냈는데.. 저는 도저히 맞춰가며 살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내 감정에 치우쳐 내 자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건 아닐까 싶어서 여기에 글을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카톡내용이 너무 길어서 남편이 평소 강하게 가진 불만 몇가지만 적어보겠습니다.

남편의 톡 1 : 여보는 먹고 싶은거 해달라고 하면서, 왜 나는 얘기 못했었지? "여보가 하면 안돼?"라는 말 몇 번 듣다보면 얘기 꺼내기가 싫어진다. "여보 뭐 먹고 싶은거 없나, 뭐해줄까?"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전 요리에 자신이 없는 편인데 현재 남편 일 때문에 해외에 잠시 나와 살고 있어요. 3년 예정. 원래 저도 일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다 그만두고 따라감. 그러다보니 삼시세끼를 다 해야하는 상황에서 저도 참 힘들더라구요. 할 줄 아는게 없으니. 하지만 남편과 애들 도시락은 매일 싸줘야하니까 저도 나름 최선을 다해서 레시피 찾아가며 하고 있거든요. 열심히 하고 있고 새로운 레시피 도전해서 짜잔 보여주기도 하고.. 그러고 있는데 저렇게 말하니까 섭섭하더라구요.
"여보가 하면 안돼?" 이 말은... 진짜 옛날에 한 7년전쯤에 청소하다가 한 말이구요. 그 말을 아직도 곱씹으면서 계속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남편 톡 2 : 아이들 등교시키고 집에 들어와서 적막한 시간이 있을텐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모르겠네? 아이들 다시 픽업하러 갈 때까지 계속 청소하고, 빨래하고, 설거지 하는건가? 몇일전에 그 하기 싫은 상담 4번하고 집에 와서 피곤한 기색. 나도 미팅 수도 없이 하는데? 언어를 떠나서 욕도 듣고 책상 치면서 삿대질 당하는 미팅을 수도 없이 하는데? 맨날 실적, 실적 얘기 듣는데?

(아이들 학교 등하교로 매일 2시간씩 운전하고 있어요. 방과후 있는 날엔 대기해야 하구 집에 가면 애들 간식 챙겨주고 공부도 봐주고 하다보면 저녁이에요. 남편은 영어를 잘하지만 전 스피킹이 잘 안돼요. 학교 선생님들과 상담이 있어서 다녀왔는데 제가 피곤한 기색을 내지쳤었나봐요. 기억 안남. )

남편 톡 3 : 항상은 아니지만 일하고 집에 오자마자 주방에 가서 내가 먹을 식사 준비 하는 내가 싫다. 나도 오자마자 소파에 털썩 앉고 싶다.

(스파게티같은 걸 만들땐 남편이 만드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만들어주는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제가 요구한 건 아닙니다.)

남편 톡 4 : 달리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영이나 같이 운동하자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알아서 할게, 알아서 하자 라고 말하는 거 싫다. 같이 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닌가?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둘째 출산 후 요실금 비슷한 증상이 생겨서 달리거나 재채기할 때 힘들었는데 그게 요즘 심해졌거든요. 그래서 달리기는 못한다고 했고.. 남편은 체력이 딸린다며 운동을 해야겠다고 말을 하면서 같이 하자고 해요. 근데 저는 같이 하기 싫어서 그냥 각자 알아서 하자고 그랬으면 남편 혼자서라도 좀 하면 좋은데 본인도 안해버려요.)

다른 톡들도 다 공유하고 싶지만 사생활 노출이 심해서 하지 않을게요. 저 위에 4가지 불만들은 싸울 때마다 저에게 털어놓았던 말들 중 하나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갈때쯤부터 쭉 일을 했었어요. 해외로 가야하는 상황에선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냥 남편 혼자 보내도 되지 않을까.. 뭐 아이들 교육환경 생각하면 잠시 나가 생활하는거? 좋을 수 있겠죠.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모든 걸 포기하고 가야했고 큰 변화를 감당해야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많이 망설였었는데 남편이 가족이 다같이 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냥 안가겠다 그러길래 그땐 또 마음이 흔들려서 갔죠. 하지만 지금 그때의 제 결정에 많이 후회하고 있답니다. 다시 한국 돌아가면 전 다시 시작해야돼요. 한국에선 남편이 받는 월급으론 맞벌이를 안할 수 없는 가정형편이라..
한국 가서의 일이야 제가 컨트롤할 수 있겠지만.. 지금 남편과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네요.

댓글쓰기

0/200자

(댓글은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비방 및 악성댓글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동방지 코드 5484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