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자를 혐오하는 여자입니다.

공지사항 24.01.16
저는 여자를 싫어하는 여자입니다. 어릴때부터 엄마에게 정신, 신체적으로 심한 학대를 당하며 살다가 엄마에 대한 극심한 증오와 거부감이 생긴 게 여자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딱히 남자를 유독 좋아해본 적은 없습니다. (소위 남미새라고 하는 행동.) 살면서 남자를 이성적으로 좋아해본 건 평생 통틀어 두 명이 전부이고, 남자 연예인도 와 잘생겼네 정도의 생각이 전부였어요. 남자와 대화를 하고 있으면 특별히 호감이나 비호감이라 할 거 없이 그냥 사람처럼 느껴지고요. 아무 생각이 없단 말이 더 맞겠네요.

그런데 여자를 볼 때면 거의 반사적으로 거부감과 공포감, 혐오감까지도 들어서 으 여자;;;; 하면서 몸서리치는 제 자신이 너무 기괴하다 느껴집니다.

엄마 말투가 날카롭고 공격적이고, 목소리 톤이 높고, 히스테릭하게 깔깔거리는 게 특징인데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여자들끼리 모여 수다를 떨고, 꺅꺅 소리지르며 웃는 게 극도로 짜증나고 토할 것 같아 도심의 시끄러운 거리로는 잘 나가지도 못합니다.
(조용한 성격의 여자들도 엄마와 닮은 구석이 하나라도 보이면 곧바로 거리를 두고 있어요.)

남자와 여자가 똑같이 고함을 쳐도 남자가 하면 으 폭력적으로 보인다;; 듣기 싫네;; 정도라면 여자가 고함을 치거나 고압적으로 굴면 진짜 미친듯이 때리거나 목을 졸라 죽여서라도 저 입을 막고 싶단 생각까지 들어요... 여자의 고유적인 신체적 특징 같은 걸 볼 때에도 뭐랄까... 그냥 너무너무 싫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여자이니 당연히 자기혐오도 심합니다.

저는 유치원 시절부터 엄마 기분을 상하게 하면 천박한 X, 경박한 X, 아가리를 잡아 찢을 X, 천하의 쓸모없는 계집X 이런 욕을 매일같이 들었고, 월경하는 걸 들키는 날에는 성적으로, 혹은 임신 관련된 모욕적인 말을 듣거나... 이런 언사들이 제 정체성의 일부로 자리잡아 자존감은 땅바닥이 되어 스스로를 격하하다 보니, 자기혐오를 다른 여성에게 반사적으로 투영하는 것 같아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공부라도 미친듯이 해서 나름 괜찮은 현생을 살았지만 딱히 자존감이 채워지진 않았고, 외모나 몸매 이런 건 그냥 평범한데 여자라는 이유로 모든 자존감이 다 깎여가는 기분입니다. 공부를 잘한들 저는 여자이고, 운동을 잘하든 못하든 여자이며, 외모나 노래 등 매력이나 특기를 가꾸어도 근본적으로 여자라는 데에서 느껴지는 자기혐오감이 도저히 사라지질 않더군요.

이런 여성혐오 때문에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과는 거의 대부분 거리를 뒀고,(친구들은 잘못이 없지만 제가 죄책감이 들어서 먼저 피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학대의 상처를 가진 소수의 친구들과는 잘 지내며, 이들 같은 경우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요.

이러한 부분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거란 기대를 품고 병원도 엄마 몰래 다니고 있지만 아직 나아지질 않네요. 저는 대학생이라 독립이 가능하긴 하나, 아직 여동생이 미성년자라... 여성혐오증이 저보다 더한 엄마 곁에 혼자 둘 수가 없어서 아직 엄마랑 동생과 같은 집에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1년전에 이혼하셔서 엄마랑 따로 원룸에서 살고 있고, 저희 자매를 많이 사랑해주셨지만 몸이 너무 아프셔서 거동부터 신경써야하는 처지라... 이제 입시를 해야하는 동생이나 직장도 없는 제가 병수발을 할 수는 없어서 일단은 같이 살고있지 않아요. 아빠의 금전 관련 문제도 있고요.

제가 성인이 되며 엄마의 신체적 학대는 거의 없어졌지만, 여전히 자식이 아닌... 쓰레기보다 못한 걸 보는 시선 아래에서 여전히 괴롭게 살고 있습니다. 동생이 먼 곳으로 대학을 가게 되면 저도 편입시험 등으로 떠날까 싶어요. 그때는 저도 치료받고 평범하게 살수 있을까요... 동생 입시하는 고작 1년을 남겨두고 너무 지쳐서 한탄해봤습니다. 여자로 태어나서 너무 괴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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