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역갑질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공지사항 23.10.24
안녕하세요,
싸이월드 이후로 눈팅만 하던 네이트판은 잊고 살다가
오늘 이렇게 이런 일로 글 쓰기 위해서 가입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경비원분들을 상대로 한 갑질 뉴스는 많이 보고 들어오셨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경비원분들이 오히려 갑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거 알고 계시나요?

모든 사람들이 경비원 선생님들께 갑질하는 게 아니듯
모든 경비원분들께서 역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갑질하는 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경비원 중에서도 본인보다 약한 위치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분명히 갑질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매주 방문하는 한 아파트가 있어요.
오늘도 그곳으로 방문할 일이 있어 자동차 시동을 거는데 시동이 아예 안 걸리더라구요.
보험사 호출요청 해보니 배터리 방전이고 점프 시켜줄테니(인위적으로 시동 걸리게 한단 의미)
최소 30분 이상 운행하고 그게 아니라면 주차하고 어디 볼일 보더라도 30분간은 시동을 켜놔라는 말을 듣고 방문지로 향했습니다.

30분 이상 운행거리는 아니었고 시간 관계상 30분간 차를 타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이후에 또 바쁘게 다른 목적지로 가야하는 상황이라 시동 껐다가 또 안 걸리면 일정이 다 꼬일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해서 주차한 채로 시동은 켜놓고 방문지에 올라갔어요.
저희 집도 아니고 다른 주거지에 난생처음 차 시동도 켜놓고 올라가려니 찝찝했지만 30분 정도 후에 내려와서 시동 끄면 되겠지- 하고 올라갔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안일했던 것 같습니다.

올라간 지 20분이 채 되지 않아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고 시동 걸린 것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고 바로 받아서 자초지종 설명 드리고 사과 드렸습니다.

전화 주신 분은 아파트 경비원분이셨고요.
제가 전화 받자마자 다짜고짜 언성 높이시면서 민폐니 뭐니 하시기에 곧바로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고,
지금 당장은 못 내려가지만 곧 내려가서 시동 끄겠다 말씀 드리니
이거 문 열리지 않냐며 본인이 직접 차를 밖으로 빼버리시겠다고 윽박을 지르시기에
그건 아닌 것 같다 지금 그럼 하는 일 양해 구하고 바로 내려가겠다 하니
계속 제 차를 직접 옮기시겠다고 하시고 딱 기다릴테니 당장 딱 내려와보라고 위협적으로 말씀 하시더군요.

저는 내려가 우선 다시 사과 드렸고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소리지르시고 화낼 일은 아니지 않냐
하니까 저한테 삿대질 및 지속적인 고함을 치셨어요.

저는 당황스러웠다가 나중에는 불쾌해졌고 제가 그냥 내려와서 시동 끄면 될 일을
차를 직접 빼버리겠다느니 너무 위협적이시다고 말씀 드리니 다짜고짜 경찰 불러요 경찰 불러요 이렇게 반복적으로 거의 50번 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이게 경찰까지 부를 일이냐, 먼저 고함 치셔놓고 무슨 경찰 얘기를 하시냐, 시동은 끄면 되는거고 분명 죄송하다고 사과 드렸는데 왜 이렇게까지 죄인 취급 하시냐 너무 하시다
했는데 계속 경찰 부르라는 말만 하시더니
뜬금없게도 남자 여자 싸우면 남자가 지니까 경찰 부르라고요
이런 의아한 멘트를 하시고 줄행랑을 치셨어요.
제가 저 이렇게 올라가면 마음 불편하니 좋게 서로 이야기 하셨음 좋겠다고 말씀도 드렸는데요...

어이없고 화도 났지만 어쨌든 저도 폐쇄된 주차장 공간에서 공회전 시킨 것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서
다짜고짜 경찰 거리시더니 줄행랑 치는 그 분 뒷모습을 좀 멍 때리면서 보다가 시동을 끄고 다시 방문지로 가서 볼일을 봤어요.

그런데 계속 저한테 삿대질 하시고 위협적으로 언성 높이시던 그 분 모습이 떠올라서
일이 끝나고 관리사무소에 가서 상황 설명 드린 후에 사과 받고싶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이후 상황은 간략히 써보자면
그 분께서 전화상으로도 고함 치시며 경찰 신고하라고 했더니 왜 안 했냐고 호통치시는게 관리사무소 전화기 너머로 다 들렸고 찾아오셔서 계속 난 사과할게 없다 경찰 불러라 하시며 거의 동네 떠나가라 언성을 높이시기에
저도 감정이 많이 상해 우선 112 전화를 했어요.
하면서도 이게 뭔가 싶고 신고 접수가 이런 것도 되는건가 싶어 경찰관분들께 죄송해하면서 여쭤보니
경찰관분들도 상황을 들어보시고는 가서 법적으로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제지하는 것도 저희 업무이니 접수 하면 출동해드릴 순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 거로 신고하지 마셔라 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죄송하기도 감사하기도 한 마음으로 기다렸고
오셔서 중재를 잘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화가 났던 부분은
경찰관분들이 오시니 저에게 윽박지르던 경비원분 태도가 너무 공손해지셔서는 말도 자기 유리한 쪽으로 하신다는 거 였어요.

그분이 경찰관분들께 말씀하시는거 보니
1. 공회전 시켜서 내가 목소리톤 높게 말한 건 맞는데 그게 반말이나 욕설도 아니고 딱히 소리지른 것도 아니지 않냐
2. 내가 차 빼겠다 하니 안된다 하더라. 이건 경비 입장에서 화날만 하지 않냐? 경비로써 차 좀 뺄 수도 있지.
3. 내가 차 사진 찍고 있으니 왜 찍냐고 하더라. 난 경비로써 나의 업무를 한건데 사진 찍는거로 왜 찍냐는 질문을 감히 왜 하냐?
4. 입주민도 아니지 않냐 저 여자분
5. 난 경비로 나의 임무를 최선을 다 해서 미안한 일이 절대 조금도 없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저렇게 말씀 하시면서 의기양양 하셨고 저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경찰관분께 혼날거라는 생각에 옅은 미소도 지으시던데...
경찰관분께서
1. 공회전은 여자분 잘못이 맞다.
2. 그렇다고 남의 차를 손대겠다 하는 발상 자체를 하시는건 안되는거다. 그건 저희도 못 한다.
(이 때 경비원분 흠칫 하시면서 그러냐고 몰랐다고 하심)
3. 차 사진 찍는게 범죄라고 할 순 없지만 선생님 행동은 싸우잔거다. 차주가 기분 나쁠만 하다.
4. 입주민이 아니어도 입주민의 방문객 아니냐 그렇다면 입주민이고 아니고 뭐고 다 떠나서 이렇게 언성 높이시면 서로 감정만 상하는 게 맞다.
5. 차주분이 사과하셨고 바로 내려오셨는데 그 상황에 불쾌하게 대처하신건 경비 선생님 대처 미흡도 맞다. 그건 잘못이시다.

이렇게 경찰관분께서 말씀하시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너무도 공손하게 그러냐고 하고 침묵하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끝까지 사과는 받지 못 했구요.
이렇게 생각하기 싫지만
경찰관분들 오시자마자 180도 공손해진 태도를 보고 있자니
제가 외부인이고, 젊은 여자라서 윽박지르시며 화내셨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많이 속상합니다.

사실 이전에 저희 단지 내에서 저도 경험 했지만
제 친구들에게서도 경비원 아저씨가
반말부터 하시고 까칠하게 구시는데
또 같은 연배인 아저씨들께는 그렇게 안 대하셔서
기분이 나쁘다는 말을 자주 들었었거든요.
그래도 저나 제 지인들은 그냥 나이 있는 옛날 분이라 그러시겠거니 하고 넘긴 적이 많아요.

오늘 겪은 일을 가지고 관리사무소 소장님이라는 분은
우리가 나이 많고 고지식해서 그렇다
주민들이 우리한테 민원 많이 넣어서 스트레스 받아 아가씨에게 그런 것이니 이해하고 넘어가라
하시기만 하는데 주민들한테 받은 스트레스를 외부인이고 젊은 여자라 본인이 이겨먹을 수 있을만하니 화풀이를 한단 말인지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에 울다가 잠이 안와 하소연 해봅니다... 경비원의 역갑질도 분명 존재한다는 거...
경험해보신 분 있나요?
오늘 일 계기로 저와 같은 사례가 있나 찾아보니 외부인이나 택배 기사님께 경비원이 갑질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나보더라구요.
이럴 때는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게 최선일까요?
너무 속상하네요...
경찰관분들이랑 다 같이 나눈 대화 녹취록이 있는데 여기에 공개하면 문제 소지가 있을까요?

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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